[컬쳐]다른 직무의 동료들과 제품을 만든 첫 사내 해커톤

아임웹에서 협업은 익숙한 일입니다. 하나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여러 팀과 스쿼드가 늘 함께 움직이고 있어요. 다만 협업에도 어느 정도 정해진 흐름은 있습니다. 자주 맞닿는 조직과 직무는 대체로 정해져 있고, 얼굴은 알더라도 깊게 대화해본 적 없는 동료도 많죠.


2026년 8월, 그 익숙한 협업의 범위를 한층 더 넓혀보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구성원들이 AI 경험을 나눌 수 있도록 기획된 전사 행사 AX Week, 그중에서도 아임웹 첫 사내 해커톤 ‘부시크래프트(Bush Craft)’입니다.

부시크래프트는 자연 속에서 필요한 도구를 직접 만들고 살아가는 기술을 뜻합니다. 이번 해커톤에서는 그 의미를 AI에 빗대어, AI라는 도구로 필요한 것을 직접 만들어보자는 취지를 담았어요.


이 취지를 가장 잘 보여준 건 팀을 구성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팀은 2~4명으로 꾸리되, 개발자가 팀의 절반을 넘을 수 없고 같은 직무끼리만 한 팀이 될 수도 없었어요. 덕분에 다양한 직군의 참여가 자연스럽게 이어졌습니다. 이번 해커톤에는 전 구성원의 40%가 직접 팀을 꾸려 참여했고, 그중 65%는 비개발 직군이었어요. AI가 주제였지만, 개발 직군만의 행사는 아니었던 거죠.


규칙이 만든 변화는 행사 기간 내내 사무실 곳곳에 드러났습니다. 며칠 전만 해도 이름 정도만 알던 동료들이 어느새 한 화면을 들여다보며 서비스를 만들고 있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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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자리에서 모여 하나의 주제로

해커톤이 시작되고 가장 먼저 활발해진 곳은 슬랙이었습니다. 행사 초반 며칠 동안 팀원을 구하는 글이 계속 올라왔어요. “같이 하실 분 구합니다”라는 짧은 글도 있었고, 만들고 싶은 주제와 필요한 역할을 구체적으로 적은 글도 있었습니다. 우승을 목표로 비장하게 결성된 팀이 있는가 하면, 순위보다 새로운 경험에 의미를 두고 싶다는 팀도 있었고요.

그렇게 평소 협업할 기회가 많지 않았던 동료들이 하나의 팀이 되었습니다. 지나가면서 인사하거나 미팅에서 만난 적은 있어도,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어본 적은 없는 사이였죠. 자기소개를 나누며 서로를 알아가는 건 잠시, 곧장 어떤 제품을 만들지 논의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디어는 거창한 기획에서만 출발하지 않았습니다. 어떤 팀은 평소 업무 중 느꼈던 가까운 불편에서 시작했어요. 회의실을 잡을 때마다 빈자리를 찾고 일정을 맞추는 과정이 번거롭다는 이야기에서 출발해, 슬랙에서 참석자와 원하는 시간을 입력하면 회의실을 찾아주는 서비스로 이어졌습니다. 반대로 ‘복지몰’처럼 먼저 키워드를 정해두고, 그 안에서 어떤 문제를 풀 수 있을지 좁혀간 팀도 있었습니다.

주제가 정해진 뒤부터는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으로 바꾸는 시간이 이어졌어요. 사용자가 처음 들어오면 어떤 화면을 보게 할지, 어떤 흐름으로 기능을 사용하게 할지, 궁극적으로 어떤 경험을 줄 수 있을지 논의했죠. 처음에는 막연했던 아이디어가 버튼, 화면, 데이터, 사용 흐름으로 하나씩 구체화됐어요.


낯선 동료와 팀이 되고, 어떤 문제를 해결할지 AI와 빠르게 고민해보는 것. 이번 해커톤은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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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크래프트 랜딩페이지 화면


AI로 의견을 주고받고 문제를 해결하는 시간

본선 최종 1위를 차지한 곰곰이 팀은 사내 카페 주문 서비스를 만들었습니다. 구성원들이 매일같이 드나드는 공간인 만큼, 사내 카페를 더 편하게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어요.

이 서비스로는 사내 카페에서 비대면으로 음료를 주문할 수 있습니다. 원격으로 미리 주문해둘 수 있고, 카페가 얼마나 붐비는지도 확인할 수 있어요. 얼굴 인식을 등록해두면 자주 먹던 메뉴의 옵션을 그대로 불러와 더 간편하게 주문할 수도 있고요.


곰곰이 팀은 사업 개발 매니저, 인프라 엔지니어, BX 디자이너, 데이터 엔지니어로 구성됐습니다. 카페 운영 방식과 요금제 설계, 주문/제조 화면과 얼굴 인식 등록 모션, 배포와 도메인, 프론트엔드와 백엔드 구현까지 저마다 맡은 일이 달랐어요.

그렇다고 제품에 대한 시선까지 각자의 역할이나 직무에만 머물진 않았어요. 모두가 AI로 작업하다 보니 담당이 아닌 영역도 필요한 맥락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었고, 이해한 만큼 의견을 보탰거든요. AI를 통해 각자의 전문성을 빠르게 발휘하면서도, 제품에 더 넓은 시야로 기여할 수 있게 된 거죠.


물론 AI가 모든 문제를 바로 풀어주지는 않았어요. 곰곰이 팀이 가장 오래 붙잡았던 건 얼굴 인식 기능이었습니다. 사용한 모델이 동양인의 얼굴을 정확히 구분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고, 다른 구성원의 얼굴로 인식해 로그인되는 일까지 있었죠. 팀은 설정값을 조정하고 여러 옵션을 커스텀하며 기능을 더 높은 궤도에 올려놓았습니다.

곰곰이 팀이 끝까지 붙든 기준은 완성도였습니다. 그럴듯해 보이는 데서 멈추지 않고, 실제로 써보고 싶은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것. 예선을 통과하고 주어진 24시간 동안에도 팀은 기능을 더 늘리기보다 이미 만든 것을 더 다듬는 쪽을 택했어요. 익숙한 사내 카페에서 출발한 아이디어는 그렇게 여러 직군의 시선과 손길을 거치며, 정말 써보고 싶은 서비스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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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카페 주문 서비스 화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본 새로운 시도

이번 해커톤에서는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발견해 원래 하던 직무가 아닌 일까지 직접 시도해보는 장면도 있었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영역이라도, 필요한 기능이라면 일단 AI로 만들어보고 돌려보며 다듬어야 했으니까요. 평소 QA 직무를 맡고 있는 희지님이 해커톤을 계기로 백엔드 개발에 도전한 게 그런 경우였어요.


희지님이 참여한 팀은 구성원들이 복지 포인트를 더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상품 카탈로그 서비스 ‘아임몰’을 만들었습니다. 아임웹 구성원들은 반기마다 고객사 쇼핑몰에서 사용할 수 있는 50만 원을 복리후생으로 제공받는데요. 쇼핑몰과 상품이 다양하다 보니, 어디에서 무엇을 살 수 있는지 찾는 데 시간이 걸리곤 했습니다. 아임몰은 이 불편에서 출발해, 아임웹 고객사의 상품을 한곳에서 검색하고 자체 랭킹과 복지 포인트 잔액 필터로 예산 안의 상품만 모아볼 수 있게 한 서비스였어요.


희지님이 맡은 건 상품 데이터를 불러오고 정렬해 화면에 넘기는 API였습니다. 특히 상품 랭킹처럼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기능은 결과를 계속 확인하며 기준을 조금씩 손봐야 했죠.


희지    상품 랭킹을 다듬을 때 코드상 오류는 없는데 결과가 기대와 다르게 나오는 경우가 있었어요. 그럴 때는 QA 업무에서 하던 것처럼 기대한 결과와 실제 결과의 차이를 먼저 정리했습니다. 예상 원인을 덧붙여 다시 설명하다 보니, 평소 버그를 재현하고 원인을 좁혀가던 방식이 백엔드 개발에서도 그대로 통하더라고요.


희지님에게 백엔드는 처음이었지만, 검증하고 원인을 좁혀가는 일은 늘 해오던 것이었습니다. 설명의 대상이 개발자에서 AI로 바뀌었을 뿐, 기대한 동작과 실제 결과의 차이를 메워가는 방식은 크게 다르지 않았죠.

아임몰은 지금도 개발되고 있습니다. 전체 상품을 조회할 수 있게 넓히고 서버 배포도 마쳤고, 지금은 정말 쓸 만한 서비스가 되도록 다듬어가는 중입니다. 해커톤 출품작으로만 남기보다, 구성원들이 반기마다 복지 포인트를 쓸 때 실제로 열어보는 서비스가 되는 걸 목표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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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 희지님이 백엔드 작업을 시도했던 과정


3일간의 여정을 다 함께 마무리하는 자리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른 팀들은 만든 제품을 전 구성원 앞에서 선보였습니다. 사내 카페 주문 서비스, 내부 어드민용 MCP, 슬랙 기반 회의실 예약 서비스, 복지 포인트로 구매할 만한 상품을 큐레이션하는 서비스까지. 실제로 쓰면 얼마나 편리할지 기대되는 제품들이었죠.

본선에서는 예선 영상만으로는 다 볼 수 없었던 제품의 흐름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각 팀은 10분씩 서비스를 시연했고, 심사위원들은 사전에 공개된 기준에 맞춰 제품에 대한 피드백을 전했습니다. 심사위원석에는 대표 수모님, CTO 형섭님, CPO 태오님, 그리고 현장에서 추첨으로 뽑힌 깜짝 심사위원 두 명도 자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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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해커톤에 참여하지 않은 구성원까지 함께 즐기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본선 발표와 시상이 끝난 뒤에는 ‘Play imweb’ 프로그램이 이어졌어요. 아임웹을 주제로 한 퀴즈를 풀며 회사와 구성원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확인해보고, AI 골든벨과 리버스 프롬프트 빙고로 해커톤에서 쌓은 AI 감각을 조금 다르게 써보기도 했죠.

리버스 프롬프트 빙고는 AI가 그린 그림을 보고 어떤 프롬프트가 입력됐을지 맞히는 게임이었는데요. 정답 키워드와 오답 키워드를 섞어놓고, 결과물만 보고 프롬프트를 추측하는 방식이었어요. 해커톤에서는 AI에게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어떻게 설명할지를 고민했다면, 이번에는 반대로 AI의 결과물을 보고 어떤 말이 입력됐을지 거꾸로 추측해보는 시간이었어요. 그림 하나를 두고 팀마다 꽤 진지한 토론이 벌어졌고, 노트북이나 핸드폰 대신 스케치북을 들고 머리를 맞대는 모습이 곳곳에서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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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은 비어파티였어요. 본선 발표와 게임까지 함께한 뒤라 시끌벅적한 대화가 이어졌습니다. “우리 팀은 이 기능에서 막혔는데요”, “그거 결국 어떻게 해결했어요?”, “아까 발표한 거 진짜 써보고 싶어요.” 같은 말이 오가며, 서로가 만든 제품에 대한 소회가 자연스럽게 이어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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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임웹의 첫 사내 해커톤은 이렇게 막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그 며칠 사이 만들어진 연결과 결과물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어요. 이름만 알던 동료는 함께 제품을 만들어본 동료가 됐고, 각자의 직무 안에서만 보던 문제를 이제는 조금 더 넓게 바라보게 됐죠.
팀마다 만든 제품은 달랐지만, 남은 경험은 비슷했습니다. 가까운 문제를 빠르게 발견하고, 해보지 않은 방식이라도 일단 시도하고, 서로 다른 시각을 보태 하나의 결과물로 완성해본 경험. 첫 사내 해커톤에서 가장 오래 남을 결과물은 어쩌면 그 과정 자체일지도 모릅니다.


아임웹은 어떻게 비개발자가 더 많이 참여하는 해커톤을 만들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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